파란 장미 이야기 ...

2014. 6. 15. 14:15가슴에 담은 글♡

 

 

 

 

 

 

 

 

 

 

파란장미 이야기

 

모든 것은 흘러간다. 모든 것은 시간의

강물에 실려 어디론지 흘러간다.

진정한 아름다움조차도...

 

그러므로 그 흐름에 실려 멀리까지 나아갔을 때,

문득 되돌아보면, 그때서야 보이는 것...

 

아름다움이란... 삶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는 것....

배를 타고 멀리까지 가서 되돌아 보았을 때만, 발견되는 그 무엇....

아름다움은 삶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 그 자신이기 때문이다.


 

시간속의 여행자,

지친 여우는 날마다 무엇인가를 찾아다녔다. 

그는 어느 날 문득, 아름다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에 대해서. 무엇인가에 의문을 품게 된 순간,

지친 여우는 이미 이전의 그가 아니었다. 이전의 그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여우는 오랜 시간의 고된 여행 끝에 마침내 자신이 찾던 그 해답을 발견했다.

 

그날 여우는 하루 종일 눈 밑이 젖어 마르지 않았다. 그 아름답던 털들은 모두 빠져 있었고,

쭈그러든 가죽은 땅에 닿을 듯 늘어져 있었다. 그러나 여우는 자신이 발견한 그것을 누구에게도

말해줄 수 없었다. 아니 그것을 말할 수 있는 언어를 여우는 가지고 있지 못했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그 늙은 여우를 찾아왔다. 그는 지치고 흩어진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깊은 의문에 잠긴, 젖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는 여우의 늙고 초췌한 모습을 보고

실망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여우가 그의 마음을 읽고 대답했다.


“나를 단지 늙어빠진 여우라고 생각하는군요. 그래요. 어쩔 수 없겠죠.

지금의 당신에겐... 그렇겠죠. 나는 늙고 추한 한 마리 여우일 뿐이겠죠.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하는 게 좋을 거에요.

진정한 아름다움엔 항상 비밀이 숨어 있답니다.”


젊은이는 그 ‘비밀’에 대해서 의문을 품었지만,

여우는 그것을 직접적으로 말해줄 수는 없었다.

단지, 늙은 여우는 멀리에 있는 숲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 비밀을 알고 싶다면, 저기로 가보세요. 저 숲 어딘가에 있는 꽃 하나를 찾으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파란장미를 통해서만 당신은 그 비밀을 찾게 될 거에요.”


늙은 여우의 말을 듣자, 그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고, 그는 곧바로 숲을 향해 떠났다.

그러나 그는 곧 실망에 빠졌다. 그 숲은 눈으로 보던 것과는 달랐다.

한나절이면 다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정작 숲 속에 들어가서 보니,

그곳은 또 하나의 거대한 세상이었다.

그는 걷고 또 걸었다. 걸으면서,

 

오직 일념으로 파란장미를 갈망했다. 그의 눈에는 환각까지 나타났고,

자신의 정상적인 모든 사고를 떠나 있었다. 그는 파란장미에 미쳐있었다.

그는 되돌아가기엔 이미 너무도 멀리에 와 있었다.

 

그는 두려웠다. 자신의 삶이 이대로 무의미하게 끝날 것 같은 조급함과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그의 눈은 이미 초점을 잃은 지 오래였다.


그가 파란장미에 완전히 미쳤을 때, 그는 우연히 나무 아래서 노래하는 한 시인을 만났다.

시인은 그의 처지를 딱히 여겼는지, 그에게 파란장미에 대한 하나의 단서를 말해주었다.


“파란장미는 정말 흔치 않은 꽃이야.

그것을 평생에 한 번 볼 수 있기를 누구나 꿈꾸지.

 

하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가면서까지 과연 그것을 찾을 가치가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야.

그래도 원한다면, 숲의 동쪽에 있는, 안개의 숲으로 가보게,

거기라면 그 꽃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는 다시 안개의 숲에 들어가서 파란장미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시인의 단서에도 불구하고 그 꽃을 찾는 일은 불가능한 것만 같았다.

그에게서는 이제 모든 것들이 사라졌다. 스스로 버렸거나, 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잃었다. 

 

그것은 파란장미, 진정한 아름다움에 의문을 품은 자에게 필연적으로 예정될 결말일지도 몰랐다.

그는 생각했다. 자신의 모든 열정을 던져서도 결코 다가갈 수 없었던,

그것은 진정 나의 것이 될 수 없는 것인가....


그는 어느덧, 안개의 연못에 이르러 있었다.

안개의 숲에서 가장 끝에 위치한 그것은 그의 마지막 여행지였다.

더 이상은 나아갈 곳이 없음을 그는 알고 있었다.

안개는 그 넓은 품안에 모든 것을, 무언이든, 감추고 있을 터였지만,

 

그는 안개의 품을 한 치도 들여다 볼 수 없었기에, 그가 찾는 것은 너무도 멀리에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는 그 늪을 감싸고 있던 안개가 점차 스러져가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안개 속에서 하나의 대상이,(일찌기 그를 이처럼 전율시킨 그 무엇도 없었다.)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현기증이 났다. 간신히 꽃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는 그 동안의 모든 고통과 절망을 위로 받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잠시였다.

 

운명의 칼날은 그에게 마지막까지 잔인했다.

푸른 안개의 띠로 이루어졌던 그 꽃은 아침햇살을 받아 연못위로 스러지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삶이, 시간이, 그렇게 사라져가는 것을 눈앞에서 속절없이 바라보아야만 했다.

그것은 고통이었고, 죽음이었다. 하지만 그는 거부하지 않았다.

 

그는 눈을 감고 그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모든 풍경들이 그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려고 어른거렸다.

그는, 문득, 눈을 뜨고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연못에 비친 그의 모습은 말할 수 없이 헝클어져 있었으며, 얼굴엔 주름이 가득했고,

머리는 어느덧 백발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모습은 무엇인가를 가장 열심히 사랑한 사람의 모습이었고,

가장 열심히 찾아 헤맨 사람의 모습이었고,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닮아 있었다.

 

 

 

 

파란장미

 

 

 

불가능,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

기적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것은 기적이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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